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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바이블시론-한홍] 惡의 현상들과 실체

숨김
세상이 너무 악해졌다. 다들 뉴스 보기가 겁난다고 한다. 선진국 후진국 상관이 없고 장소와 대상이 구별이 없다. 영국에서는 대낮에 시내 중심가에서 멀쩡히 서 있는 군인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칼로 참살했다. 미국에서는 가장 평화롭고 안전하다는 지역의 학교들에서 계속해서 총기 난사가 발생해 수많은 어린 목숨들이 희생됐다. 인도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자국인이나 외국인 여성들이 무자비한 성폭행에 짓밟히고 있다. 배운 사람들이 더하다. 보스톤 마라톤 테러의 범인 중 하나인 19살 조하르는 미국 다트머스 메사추세츠대에 다녔던 엘리트다. 또 미연방수사국의 10대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가 최근에 체포된 악명 높은 아동포르노 제작자인 31살의 멀끔한 미남청년 에릭 토스는 명문 코넬대와 퍼듀대 출신의 수재라고 한다.

뉴스 보기조차 겁나는 세상

나이가 어린 차세대들이 더 무섭다. 얼마 전 전북의 한 고등학생들은 사회봉사를 간 노인요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놓고 온갖 희롱과 장난을 하며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기까지 하는 패륜을 저질렀다. 첨단 IT 문명의 발달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이제 24시간 어딜 가든 우리를 감시하는 CCTV와 블랙박스들이 서로를 날카롭게 감시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웃도 믿을 수 없다. 우리를 사기치고, 배신하고, 해코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우리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인 경우다. 성경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면서 동시에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한 것은 “그놈이 그놈이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세상이 갑자기 악해진 것은 아니다. TV와 신문, 인터넷, SNS 등으로 인한 뉴스 매개체의 발달로 우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악한 일들을 이전보다 훨씬 더 자세히, 빠르게 많이 알게 된 까닭도 있다. 세상은 항상 악했는데, 우리가 당장 나와 멀리 떨어진 상황의 악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것뿐이다. 성경은 우리가 악의 문제를 정직하고 본질적으로 직시할 것을 가르쳐준다.

성경을 통해 본질 직시해야

악에는 악의 모습들이 있고 악의 실체가 있다. 악의 모습들은 우리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남을 해코지하는 등의 실제 악행들을 말한다. 그러나 악의 실체는 그 모든 악행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어떤 거대한 악의 사령부를 가리킨다. 성경은 악의 실체와 악의 모습들을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나는 가끔씩 성경이 얼마나 무섭게 정직한 책인지에 놀랄 때가 있다. 폭력, 음란, 살인, 불륜, 투기, 호색, 도둑질, 모함, 분쟁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악행들이 성경에는 적나라하게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는 우리가 믿음의 영웅이라고 존경하는 사람들이나 교회들의 문제들도 다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지 않으신다. 수많은 지엽적인 악들에 대해서 놀라지 않으신다. “세상에 이렇게 악이 성행하는데 도대체 하나님은 뭘 하고 계신거야?”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움직이셨다. 예수의 십자가는 수많은 지엽적인 악들이 아닌 악의 실체, 악의 핵심인 루시퍼를 정면으로 공격해 치명타를 가했다. 온갖 악의 모습과 실체를 다 보여주는 성경이 거룩한 책인 것은 모든 악의 힘을 완벽하게 압도해 버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 때문이다. 성경의 메시지는 하나님이 인간이 저질러 놓은 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우리의 인생을 역전시켜 나가시는지를 거듭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성경을 통해 뉴스를 보면 우리는 담대함과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세상이 악해질수록 패닉 상태에 빠지지 말고 기도할 일이다.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