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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홍 목사 신간 ‘한홍 목사의 종교개혁 히스토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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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에 걸쳐 우리 교회 강단에서 강의설교 형태로 했던 종교개혁 히스토리를 CTS 기독교TV에서 여름 특강 시리즈로 올리게 되었고, 그 원고를 좀 더 다듬어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다. 종교개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고 정확히 알고 싶은 분, 역사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기 원하는 분, 과거 믿음의 선배들의 놀라운 신앙과 열정을 배우고 싶은 분, 역사를 바르게 알아 내일의 방향을 바르게 세우려는 분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말씀의 회복 : 종교개혁의 새벽
2장 오직 믿음 : 마르틴 루터
3장 타협 없는 순결 : 츠빙글리와 청교도 정신
4장 하나님의 절대 주권 : 존 칼빈
5장 가톨릭의 반(反)종교개혁 운동
6장 제자도의 길 : 아나뱁티스트와 경건주의
7장 세계가 나의 교구 : 존 웨슬리
8장 종교개혁이 남긴 여파

 

성경을 전혀 읽지 못하는 오늘을 과연 상상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인 1517년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이 아니었더라면 과연 오늘처럼 누구나 손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었을까. 과거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일부 성직자들만이 접할 수 있고, 평신도는 성경을 읽을 수 없던 시대에서 누구나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통해서 오늘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전에 읽히지 않았던 그 시대의 상황의 모습과 그 모든 상황을 보낸 하나님의 사람들의 행보를 통해서 오늘 지금 이 시기를 바라보는 하나님의 시각과 마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종교개혁의 핵심인물, 사상, 역사적 흐름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다루고 있다. 오직 믿음으로 사는 의인들이 이 책을 통하여 다시금 일어나길 소망한다.

역사(History)속에 흐르는
그분의 이야기(His story)를 보라!

“목사님이 딴 학위가 리더십 분야가 아니라 역사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내 전공 분야를 듣고 놀란다. 왜냐하면 『거인들의 발자국』을 시작으로, 그동안 집필한 스무 권 가까운 책들의 대부분이 리더십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전공 분야도 아닌 리더십으로 그렇게 많은 책을 내고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백 퍼센트 하나님의 섭리였다. 하지만 대학교 때부터 내 전공 분야는 역사였다. 대학교, 신학대학원, 박사학위 과정에 이르기까지 나는 정말 뛰어난 역사교수님들을 만나 역사라는 학문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교회사로 박사학위를 받을 때만 해도 목회를 할 것인가, 역사학 교수의 길을 갈 것인가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 결국은 목회에 대한 열정이 학문에 대한 열정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학자의 길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나는 역사를 사랑한다. 언젠가는 꼭 내 전공 분야인 역사로 책을 내고 싶었는데, 나이 오십이 넘어서야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올해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교회 역사학적 측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해다. 종교개혁으로 인해 가톨릭과 개신교가 갈라지게 되었고, 우리는 바로 개신교 신앙의 후예들이다. 16세기의 종교개혁은 교회뿐 아니라 유럽,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교회를 다닌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개신교와 가톨릭이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지, 개신교 신앙과 가톨릭 신앙의 정확한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의 핵심 인물들과 그들의 신학과 삶에 대해서 교회사 학자이자 목회자로서 한 번 정리를 해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왜 교회사를 공부해야 합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묻는다. 역사란 이미 지나간 일들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현재를 살기도 벅찬데 왜 이미 지나간 케케묵은 과거를 들추는 데 시간 낭비를 하느냐고 한다. 읽기도 어려운 그 수많은 이상한 지명과 사람 이름들, 사건들과 논리들, 연도와 날짜를 왜 다 알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아주 좋은 질문들이다. 그래서 종교개혁의 역사 여행을 떠나기 전에 왜 교회사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시작하기로 하자.

첫째,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겸손을 배우기 위해서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크리스천 지도자들은 “이제껏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을 곧잘 한다. 이것은 그들이 교만해서라기보다는 무지해서 하는 말이다.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것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2천 년 교회사를 세밀히 살펴보면 정말 “해 아래 새 것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위대한 크리스천 운동이나 프로그램은 어쩌면 자신들도 잘 알지 못하는 깊은 역사적 뿌리가 있다. 한 예로,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과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성경공부와 선교단체 조직들(CCC나 네비게이토 등)이 급속도로 활성화됐다. 그러나 이미 17,18세기부터 옥스퍼드대학이나 예일대학, 그리고 다른 영국과 독일, 미국의 대학에서 이와 유사한 부흥운동과 성경공부 모임들이 활발하게 일어났었다.
20세기 초, 아주사 거리에서 시작됐던 오순절 성령운동 또한 3세기 아프리카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몬타누스 운동(Montanism)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빌리 그레이엄의 부흥집회 전에는 D. L. 무디가 있었고, 그 전에는 찰스 피니가 있었으며, 그 전에는 조나단 에드워드가 있었고, 웨슬리와 휫필드가 있었다.
우리보다 훨씬 경건하며 지혜로웠던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하고 시도했던 것들을 이미 수없이 시도해서 기반을 닦아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그들의 업적과 글들을 비판한다. 그러나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정말 피나게 기도하며, 몸부림쳤다. 그 결과, 엄청난 영적 성숙과 자기절제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깊이 있는 연구, 형제 사랑을 펼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사를 알면 알수록 우리는 겸허해지는 것이다.

둘째, 우리는 균형감각을 갖기 위해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우리 믿음의 조상들의 성공에서 많이 배우지만, 그들의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실수에서도 많이 배워서 지혜로워져야 한다.
교회사를 공부하면서 갖게 되는 가장 위대한 지혜 중에 하나는 균형감각이다. 극은 극을 부른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성경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대교회는 예수의 신성과 인성, 어느 쪽을 강조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수세기가 넘도록 양쪽이 날카롭게 대립했다. 예수님의 신성만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한 쪽은 하나님을 너무 높고 먼 존재,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만 보았다. 그래서 기독교를 딱딱한 율법주의적 종교, 비판적 종교로 만들어버렸다.
반면 인간 예수만을 너무 강조한 쪽은 하나님의 거룩과 정의를 약화시켰다. 우리가 무엇을 해도 다 용서해주시는 하나님,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가 맘대로 할 수 있는 하나님으로 끌어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양 극단의 충돌은 오늘날까지도 극단적 보수전통주의와 극단적 자유주의 신학의 대립으로 이어져온다.

셋째,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에겐 두 가지 증상이 있는데, 하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러므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즉, 과거를 알지 못하면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중국의 유명한 역사가 사마천이 말하기를 “과거를 아는 자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역사를 제대로 만들기 위함이다. 우리는 모두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어떤 역사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어떤 역사를 만들기 원하시는가’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믿음의 조상들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기 세대에서 최선을 다했던 그들의 발자국을 더듬어야 한다.
역사(History)는 ‘His story’, 즉 하나님의 스토리이다. 우연은 없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섭리가 항상 흐를 뿐이다. 역사가 영화라면, 감독은 하나님이시다.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현실이 불안하고 복잡한 것 같아도, 그분께는 항상 정확한 목표와 계획이 있으시다. 우리가 그분의 음성을 들을 때, 그리고 우리의 뜻을 그분의 뜻과 맞출 때, 우리는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대 신학도 시절, 목회보다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려고 고민했던 내게 두 명의 큰 스승이 계셨다. 미국 웨스트민스터에서 목회학 석사(M. Div.) 과정을 공부하던 시절, 가장 기본적인 교회사 강의를 너무나 탁월하게 해주셨던 로버트 갓프리 교수님(전 웨스트민스터 총장)과 풀러신학교에서 나의 박사 학위 과정을 지도해주셨던 짐 브래들리 교수님이다. 그분들의 강의와 저서를 읽고 내 나름대로 더 연구한 내용이 이 책의 기본 뼈대가 되었다. 또한 뛰어난 이 시대의 교회사 학자인 마크 놀, 후안 곤잘레즈, 브루스 쉘리 교수의 저서들도 많이 참조하여 연구했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특히, 복잡한 설명을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하여, 신학적 배경 지식이 없는 평신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이 책은 종교개혁에 관한 모든 역사적 내용들을 빠짐없이 기술한 전문 종합 역사서가 아니다. 평신도들을 주 대상으로 하여 독자들이 쉽고 간결하게 종교개혁의 핵심 인물들과 사상, 역사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기초 입문서와도 같다. 좀 더 상세한 역사 연구를 원하는 독자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좋은 전문서적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두 달에 걸쳐 우리 교회 강단에서 강의설교 형태로 했던 종교개혁 히스토리를 CTS 기독교TV에서 여름 특강 시리즈로 올리게 되었고, 그 원고를 좀 더 다듬어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 부족한 점과 오류가 있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내 아버지는 미국 LA에서 오랜 세월 작은 이민교회를 목회하신 목사님이다. 독일어와 일어, 영어를 잘하셨고, 다방면으로 학식이 풍부하셨으며, 손재주도 많으시고, 유머감각이 뛰어나셨다. 무엇보다 어린 내가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을 아주 대견해하셨고, 내가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무리 바쁘셔도 세상에서 내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인 양 집중해서 들어주셨다. 아버지가 목회하신 교회는 항상 작은 규모에 머물렀고, 우리 가정은 경제적으로 늘 어려웠지만, 그래도 항상 나를 격려해주신 아버지와 기도해주신 어머니가 계셨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음을 안다.
올해 85세 되신 아버지는 두 번이나 되는 암수술과 항암치료를 이겨내셨는데, 생애 세 번째 암 투병을 하시다 책이 출간되기 2주 전에 하나님 품에 안기셨다. 내가 목사이면서 또 역사학자이기를 바라셨던 아버지 한철수 목사님께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아울러 한국이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의연하게 목회하셨던 우리 아버지 세대의 훌륭하신 선배 목사님들께도 박수를 드리고 싶다.

오직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2017년 6월
부족한 종 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