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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바이블시론-한홍] 미스매치 상황 어떻게 타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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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불황이라서 청년들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하다. 그런데 정작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면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과 가능한 직장이 너무 차이가 큰 까닭이다. 결혼 상대 찾을 때도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의 차이가 너무 큰 경우가 많은데, 연애할 때나 직장 찾을 때나 이런 현상을 미스매치(mismatch)라고 한다. 물론 처음엔 다 미스매치로 시작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가면서 빨리 꿈과 현실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일진대, 요즘은 그게 잘들 안 되는 것 같다. 처음엔 누구나 다 엇갈리고 조율 잘 못해 미스매치를 깨는 길은 겸손이다. 사람이 교만한 것은 뭔가 남이 갖지 못한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모든, 돈이든, 학벌이든 조그마한 힘이라도 있으면, 사람은 그에 걸맞은 권리를 누리고 싶어 한다. 어떻게 보면 자존심의 하한선 같은 것이다. 프로 선수들이 연봉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 것은 바로 그 자존심 때문이지, 결코 꼭 그 돈이 있어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자존심부터 던져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 좋은 자리 앉을 수 있는 권리, 힘든 일 안 해도 되는 권리를 한 번 포기해 보라.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세상을 과소평가하면 결코 미스매치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일단 모든 일에 우직하게 성실히, 최선을 다한다. 대기업, 폼 나는 일, 돈 되는 일만 찾지 말고 일단 내 앞에 있는 작은 기회부터 붙잡고 몸을 던져 볼 일이다. 직장도, 데이트도 처음 선택한 것을 끝까지 붙잡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당장 주어진 작은 기회들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할 필요는 있다. 모든 것이 소중한 경험의 돌들이다. 내가 아는 한 청년은 음대를 다니다가 중퇴를 하고, 몇 년간 한 교회 직원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여러 교회 행사 이벤트를 치르는 일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빠듯한 예산을 가지고 온갖 힘든 상황 속에서 출연자들 섭외하고, 무대 세팅하고, 배경음악 까는 일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경험으로 전국적 체인망을 가진 유명 커피전문점 배경음악 편집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국내 최고의 S그룹 이벤트기획 담당 직원 면접을 보게 되었다. 당시 이 청년을 면접하던 임원은 현장에서 갈고 닦은(?) 그의 이벤트 기획 능력에 혀를 내두르며, “자네가 우리 담당 과장보다 낫구먼” 하고 그 자리에서 그를 과장으로 특채했다고 한다. 겸손한 사람은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한다. 최고 시속 104㎞까지 낼 수 있는 지상에서 제일 빠른 사냥꾼 치타의 사냥 실력은 빠른 스피드보다는 순간적으로 가속과 감속을 하고 운동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몸놀림에 있다. 치타의 사냥이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사냥감을 낚아채는 마지막 순간에 달려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달리기 실력이 아니라 이리저리 도망가는 사냥감을 쫓아 급히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틀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이탈리아에는 음악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이 300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공부가 끝난 뒤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음대 교수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서 그렇단다. 그러나 성악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음대 교수로만 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뜻밖의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성악 공부를 하다가 스파게티 만드는 기술을 배워 귀국한 뒤 국내에서 작은 이탈리아 식당을 열어 성공했다. 그러면서 틈틈이 취미활동으로 계속 음악을 한다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치타처럼 항상 새로운 것에 열려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을 깎아 다듬어 갈 줄 안다. 겸손한 사람은 감사할 줄 안다.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는 아무 것도 안 됨을 알기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하고, 사랑한다고 한다. 이런 사람은 군중 가운데서도 항상 군계일학으로 드러나 인정받고 사랑받게 될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이런 사람에게는 항상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가 보다 쉽게 찾아온다. 젊은이들이여, 아무쪼록 힘을 내고 겸손으로 승부하기를!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